정치수다

[스크랩] Re: 우리는 더 낮아져야 합니다.

곰도리맘 2017. 3. 29. 05:18

아래 정치인들의 스토리에 대해 글 쓴 곰사랑이예요.

다욧님 말씀도 건강님 말씀도 다 공감이 가요.

안철수에 대해 다욧님 지적한 거 저 역시 알고 있구요. 그래서 실망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욧님 

우리는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합니다. 

민주진영은 정말 열악하고도 열악합니다.

새누리당이 자금, 조직, 언론, 권력을 다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쓸만한 인재 또한 새누리당에 모이고 있습니다.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 이왕이면 새누리당에 가고 싶을 거 같습니다. 

훨씬 싸움이 쉽고 야당 입당보다는 앉아서 헤엄치기 같을 테니까요. 


새정치연합을 보는 제 심정은 완전 내 마음에 들지도 않지만 현재 또 다른 대안이 없고 

이 새정연을 파괴하고 무시한다면 야당은 아예 자취조자 감출 것입니다. 

이정희 대표가 토론때 자기 비난했다고 통진당 개박살 내는 거 보셨죠?

국민의 든든한 지지가 없는 정당, 공작정치의 대가 새누리당이 박살내는 거 또한 쉽습니다. 

다욧님은 새정연을 비판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요? 

새누리당은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 끄덕도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기본 40%인데

야당은 비판적 지지 입장으로 잘 하냐 못하냐에 따라 지지율이 10%에서 40%까지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또 현재 야당이 죽기 살기로 싸우기에는 너무나 편이 없습니다. 국민들도 걸핏하면 야당 못한다고 

지지율 조차 받쳐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영선 의원이 그러잖아요. 야당이 못한 것은 뻥 튀겨서 기사에 싣지만 잘 한것은 아예 생깐다고요.

사실 요즘 박원순 시장 완전 투명인간 취급이잖아요. 


저는 다욧님의 글을 읽어보니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쟤는 이래서 안되고 쟤는 저래서 안돼 이런 식의 잣대로 민주진영의 사람들이 자꾸 떠나버리면 

야당의 세력약화만 계속 될 뿐입니다. 지금 우리가 그렇게 맑은 물을 따질 때인가요? 

저는 님이 아직도 그렇게 맑은 물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게 어떻게 보면 

철저하게 절망하고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상태로라도 살만하다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안철수 비판, 새정치연합 비판하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저는 절망하고 있습니다. 민주진영의 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는 님처럼 

올곧게 정치인들을 비난하며 또 같은 진영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회색분자인 것처럼 몰고 갔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철저히 절망했습니다. 그래서 민주진영으로 남아 있는게 아무런 득이 될 일이 없는 현재

그나마 민주진영에 남아 있겠다고 고난을 자처하고 감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난하고 싶지 않고

감싸 안고 감사하고 귀하게 생각하려 합니다. 지금 민주진영이 해야 할 일은 더 맑은 물을 추구하기보다는 

낮아지고 겸손해져서 내게 부족한 것, 모자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민들이 맑고 올곧은 지도자들을 뽑지 않습니다.

 그렇게 수준이 높지 않다는 거, 그들은 내게 이익만 된다면 청렴결백한 사람보다 

부동산 개발해 줄 부패한 지도자 뽑는다는 거 절실히 배웠지 않나요? 

대통령 뽑는 기준이 '나 잘 먹고 잘 살게 해 줄 사람'이라는 거 모르시진 않잖습니까?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 그때 그들이 탄핵으로 패했을 때도 120석으로 

걸핏하면 노무현 대통령 발목잡기에 나섰습니다. 전 그때 그들에게 놀라와 했던게 뭔지 아세요?

그들은 자신들이 약자라는 걸 인정하고 재빨리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바꿨습니다. 

남경필, 고진화, 원희룡 등으로 소장파 이미지를 내세웠고 (이들은 이런 용도로 쓰임받고 있죠)

김문수, 이재오, 제정구 등 민중당 소속 사람들을 영입해 민주적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웠습니다.

지금 이자스민을 국회의원으로 내세워서 외국인들 표 잡는 거 보십시요.

이명박 시절 80석도 못되어 힘 못쓰는 야당 대신에 박근혜를 '여당 속의 야당' 이미지를 씌워서 

이겼지 않습니까? 왜 민주진영은 이런 색깔을 못 씌웁니까? 

전쟁은 이겨야 합니다. 지면 모든 것을 잃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또 많은 사람이 고통받습니다.

이기려면 단순해져야 합니다. 이기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야죠. 어떻게하면 내 사람을 더 만들고 

외연을 더 확장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일본의 적군파처럼 고립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네이버를 싫어하지만 아직 네이버를 씁니다. 거기 이상한 사람들 많이 있지만 댓글 달고 반박글 달고 

그럽니다. 싫다고 내 버리고 떠나면 완전 소굴이 될텐데요? 지난 번 종편방송 논쟁으로 많은 분들이 회원탈퇴를 

하였습니다. 저는 그런 방식 또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마음에 안들어도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지키면서 

그곳에서 내 목소리를 내고 싸워가고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것이 현싯점에서 제가 생각하는 것입니다.

제가 마음으로 깊이 절망하고 힘들어하지 않았다면 이런 글을 쓸 이유가 없었겠지요. 

다욧님, 더 철저히 절망하십시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달콤 씁쓸
글쓴이 : 곰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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